"주꾸미 새끼도 마구 잡더라"... 무제한 낚시, 앞으론 못 한다

입력
2023.05.24 11:00
8면
[종전 앞둔 '홍어 전쟁']
과도한 낚시에 어종 감소 우려
낚시 어선 TAC, 단계적 확대

항구를 떠날 때 만선을 바라는 건 어민만이 아니다. 1,000만 명 돌파를 앞둔 낚시인 역시 마찬가지일 터다. 그런데 배에 물고기를 매번 가득 싣고 돌아올 수 있는지는 어민과 낚시인이 다르다. 주요 어종에 대한 어획량 상한선이 있는 어민과 달리 낚시인은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아서다.

이에 낚시인이 갈수록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들이 잡는 어종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업인,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수산자원 정책혁신 현장발굴단이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에 낚싯배에도 총허용어획량(TAC)을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한 배경이다. 낚싯배 TAC를 실시하면 해당 어선에서 하루 동안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은 한도가 생기게 된다. 물고기가 미끼를 많이 물었다고 한없이 낚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낚싯배 TAC 적용은 낚시인 규모가 어종 자원을 훼손할 만큼 커졌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8년 850만 명이던 낚시 인구가 올해 973만 명, 내년 1,012만 명까지 불어난다. 특히 서해 주꾸미, 동해 문어의 경우 일반인의 낚시 어획량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군산 어민들은 '1인당 1일 최대 포획량 설정' 등 낚시로 인한 주꾸미 남획 방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동해에선 지난해 4월 문어잡이 어선들이 문어 낚싯배를 에워싸는 일도 벌어졌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TAC 어종인 고등어는 2월 기준 어선 어획량이 2,236톤인 반면 낚시로 잡은 양은 2톤에 불과하다. 갈치 역시 어선, 낚싯배 어획량이 각각 4,513톤, 5톤으로 격차가 크다. 낚시가 어민의 어획 활동을 방해한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수부는 낚싯배 TAC를 단계적으로 확대·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마침 국회에서 비어업인의 수산물 포획·채취 수량을 제한하는 내용의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어 법적 근거도 마련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낚시인이 아주 작은 주꾸미·물고기를 잡거나 과도하게 낚는 경우가 있는데 수산물자원 보호와 배치된다"며 "올해부터 집계하기 시작한 낚싯배 어획량 통계가 쌓이면 이해관계자들과 TAC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