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환자 위한 공공ㆍ필수 의료를 확대할 것”

입력
2023.05.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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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20주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 송정한 병원장 인터뷰]

“2003년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이 20년 만에 1,335병상을 갖추고 하루 7,000여 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할 정도로 급성장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원 20주년(5월 10일)을 맞은 소감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병원장은 병원의 눈부신 발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모든 병원 구성원들의 '피와 눈물, 땀'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개원 당시에는 484병상, 하루 1,300여 명의 외래 환자에 불과한 데다 서울대병원 분원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았지요. 하지만 암ㆍ뇌 신경ㆍ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 세계 의사들이 우리 병원에 매년 술기(術技)를 배우러 올 정도로 ‘초일류 병원’으로 자리매김했지요.

특히 기업ㆍ연구소 등이 입주해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연구개발(R&D)의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독보적인 ‘헬스케어혁신파크(2016년)’도 조성했습니다. 혁신파크에 입주한 기업만도 벌써 45개나 됩니다. 최고 수준의 전(前)임상실험 시설인 ‘지석영의생명연구소’를 통해 헬스케어 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감염병전문병원과 첨단 외래센터 등을 세워 환자 중심 병원으로 손색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송 병원장은 "20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환자 중심 의료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전에는 환자들이 필름과 처방전을 들고 넓은 대학병원을 오가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었지요.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은 각종 서류와 시스템을 전산화하고 통합한 스마트병원으로 출발하면서 이런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디지털 병원 구현 △최소 침습 수술 선도 △병원 중심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같은 굵직한 성과는 이런 노력 덕분이지요.

특히 암 치료에 개복(開腹) 수술을 탈피해 작은 절개창만 내고 종양을 제거하는 최소 침습 수술(복강경ㆍ로봇 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세계 첫 간암 복강경 수술(2006년)ㆍ세계 첫 간이식 공여자 복강경 수술(2010년)ㆍ세계 첫 단일공 위암 전(全)절제술(2012년) 같은 수많은 최초 기록을 세우며 ‘복강경 수술 시대’를 열었지요.

국내 최초로 환자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주요 질환자의 생존율ㆍ사망률ㆍ수술 실적 등을 알리는 ‘아웃컴북’을 발간했고, 매년 개정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렇듯 병원이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항상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가 빠른 성장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송 병원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 한 차원 높은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우리 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감염병 치료의 중추적 역할뿐만 아니라 공공 의료와 필수 의료를 확대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