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허정민이 '효심이네 각자도생' 출연 무산과 관련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과거 드라마 제작사 대표로부터 받았던 '갑질'을 폭로했다.
17일 허정민은 개인 SNS를 통해 "10년 전 이맘때쯤 KBS 미니시리즈에 캐스팅돼 이 드라마로 '빚을 갚고 성공하겠다, 내 꿈이 이제 이뤄진다'는 기쁜 마음으로 대본리딩실을 달려간 적이 있었다"고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를 두고 허정민은 "하지만 3층 복도에 낯선 사내가 나오더니 고 배우의 뒷덜미를 붙잡고 구석 골방에 끌고 갔었다. 그러더니 내가 이 드라마 제작사 대표인데 잠깐 해외 출장 갔을 때 감독이 너희 같은 놈들을 마음대로 캐스팅해서 열이 뻗친다고 하더라"면서 "내 손때 묻은 대본과 고 배우의 대본을 그 자리에서 뺏더니 이거는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 나중에 잘 돼서 다시 오라고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중에 내 역할을 보니 아이돌이 하더라. 결국 힘이 없던 고 배우와 나는 KBS 옆 술집에서 엉엉 울면서 술만 냅다 들이켰다"며 "대표라는 놈한테 대본을 뺏기지 않으려는 고 배우의 손떨림을 아직 잊지 못한다. 솔직히 10년이 지났는데 내 작은 돌멩이가 이렇게 크게 될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글 말미 허정민은 "기왕 이리된 거 하소연 좀 하려고 했다. 적당히 좀 해라 제발. 고 배우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가 됐고, 난 나를 내놓았다"고 한탄했다. 이후 또 다른 글을 통해 허정민은 해당 배우가 고규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6일 허정민은 KBS2 새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 강제 하차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 소속사는 "이는 정확한 사실이 전혀 아니며, 단순한 개인의 하소연에 불과한 글"이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또 '효심이네 각자도생' 측 역시 김형일 감독과 허정민 배우가 지난 3월 말 단 한 차례 미팅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1995년 '모래시계' 아역배우로 데뷔한 허정민은 '백일의 낭군님' '연모' '하자있는 인간들' '멘탈코치 제갈길'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