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일보 효 콘서트가 13년째 매진 기록을 썼다. 13일 대구 엑스코에서 오후 2시와 6시에 걸쳐 열린 2023년 효 콘서트에는 '대구경북의 유재석’ 한기웅의 사회로 '장구의 신' 박서진, '리틀 싸이' 황민우 '감성 거인' 황민호 형제가 특별출연했다. 메인 출연진 외 2023 미스 대구 후보들의 군무와 세계적인 댄싱팀인 진조크루의 공연 등으로 젊음이 폭발하는 뜨거운 무대가 펼쳐졌다.
공연의 문을 연 것은 미스 대구 후보 23명이었다. 이들은 '어버이 은혜'에 이어 신나는 댄스곡에 맞춰 군무로 화려한 무대의 막을 올렸다. 이어 방송인 한기웅이 메들리를 부르며 '떼창'을 유도해 본 무대에 앞선 예열을 마쳤다.
황민우는 등에서 어깨, 팔목까지 이어지는 선을 따라 줄이 주렁주렁 달린 옷을 입고 나와 '리틀 싸이' 타이틀에 걸맞은 무대를 꾸몄다. '영일만 친구'로 시원한 가창력을 뽐낸 후 '나야 나'로 남진의 젊은 시절을 빼다박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못난 놈'에 이어 그를 유명인의 반열에 올린 '강남 스타일'을 열창했다. 노래가 끝난 뒤 앵콜이 터져 나왔으나 "앵콜할 생각이었으면 강남 스타일을 안 불렀다"면서 "진짜 연예인이 대기하고 있다. '민호야' 하고 외쳐달라"면서 동생에게 바통을 넘겼다.
'감성 거인'의 무대는 말 그대로 열청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무대에서 춤추는 무용수들의 절반도 되지 않는 체구에서 뿜어내오는 성량에 관객들은 찬사를 그치지 않았다. 그의 감성을 세상에 알린 '님이여'로 시작해 '진또배기'로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더니 자신의 신곡 '울아버지'로 객석을 다시 한번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우레 같은 앵콜 요청에 마지막으로 선보인 곡은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였다.
'감성 거인'이 손을 흔들며 무대를 나간 후 지역 출신 트로트 가수 규리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불러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다. 영상을 배경으로 한 채 노래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라는 타이틀의 영상에 이어 이날의 주인공 박서진이 '아버지의 바다'를 부르면서 등장했다.
그는 또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 '고향역' 등의 명곡을 연달아 불렀다. 나훈아가 가사를 쓴 '지나야'를 열창할 때는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떼창'이 흘러나왔다. 이날 박서진은 '사모', '고장난 벽시계'와 '붉은 입술'까지 나훈아가 만들었거나 발표한 곡을 여섯 곡이나 불러 '나훈아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그의 공연 중 가장 큰 호응을 끌어낸 대목은 이미자의 명곡을 열창할 때였다. 섬세한 미성으로 '아씨'에 이어 '동백 아가씨'를 부르자 객석에서 박수 장단과 떼창이 흘러나왔다. 1시간 반에 가까운 시간을 10분 남짓으로 느껴질 만큼 몰입감 있는 공연을 펼친 박서진은 14년 전 떠나간 형을 기리며 부른 '별아 별아'에 이어 '꽃이 핍니다'로 마무리했다.
군위군에서 동창들과 공연장을 찾은 이원선(57)씨는 "공연장에서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다양한 공연을 보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며 "7월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되면 더 많은 문화적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성구 김상미(46)씨도 "매년 대구한국일보 콘서트를 찾는데 다양한 볼거리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지난해 월드컵경기장에서 트롯페스티벌에 이어 이번에는 실내공연이 정말 다채로운 공연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체 관람객도 잇따랐다.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회원 등 600여 명은 '제20회 장애어르신 사랑의 경로위안잔치'를 열어 잔치를 벌인 데 이어 효 콘서트를 관람하면서 가정의 달을 만끽했다. 김창환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장은 "장애인 어르신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실 수 있도록 장애인 복지증진에 더욱 힘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