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연안의 방사능 농도(지난해 기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방류된 방사성 오염수의 국내 유입이 불가피한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연안해역 52개 조사 정점에서 해수와 해저퇴적물,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 연안해역의 방사능 농도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연안의 방사성 농도 측정을 2015년부터 해 온 해수부는 2021년 39곳이던 해양방사능 조사정점을 지난해 45곳, 올해 52곳으로 확대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방사성 물질 ‘세슘-137’ 농도는 지난해 기준 해수 L당 0.00071~0.00221베크렐(㏃)이었다. ㏃은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방사능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전인 2006~2010년 평균값(L당 0.00119~0.00404㏃)과 큰 차이가 없다. 2015~2022년에는 L당 평균 0.00054~0.00363㏃이었다. 삼중수소와 스트론튬(Sr-90), 플루토늄(Pu-239)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음용수 기준과 비교했을 때 세슘-137은 약 4,500분의 1, 삼중수소는 약 2만3,700분의 1 수준에 해당한다. 해수부는 방사성 물질의 50%가 붕괴되는 시간(반감기)이 2년 안팎인 세슘-134가 모든 지점에서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새로 유입된 방사성 물질은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도 해양방사능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시체계를 계속 강화해 국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외 안팎에선 여전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열린 국제토론회에 참석한 반 히데유키 일본 원자력정보자료실 공동대표는 “2050년 폐로가 늦어질수록 더 많은 오염수가 계속 방류된다”며 “어패류를 거쳐 인간에게까지 방사성 물질 축적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해안에서 1㎞ 떨어진 바다까지 해저터널을 뚫은 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걸러낸 오염수를 이르면 7월부터 방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