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현재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과 함께 가격 조정을 겪는 중이다. 그렇다면 토지 시장은 어떨까? 매물이 절대적으로 적어 거래 건수가 많지 않을 뿐 매수 대기 수요는 거의 폭발할 지경이다. 특히 수도권을 포함한 개발 호재를 품고 있는 지역은 계속 상승 중이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질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토지는 아파트보다 훨씬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7년 6.19 대책을 시작으로 지난 정부는 각종 규제책을 쏟아냈다. 대출 제한, 세금 중과, 자금조달계획서 제출까지, 촘촘하게 투자를 억제했다.
하지만 토지 투자는 이런 정부 대책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땅은 수만 평을 보유한다고 취득세가 중과된다거나 보유세 폭탄을 맞지 않는다. 대출 등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힘들게 명의를 구할 필요도, 정부의 대책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다. 정부 규제와 경기 흐름에 무관하게 계속 투자할 수 있는 투자처가 토지인 것이다.
토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주택에 비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흔히 토지 투자는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고 경쟁이 심하지 않다.
그렇다면 좋은 땅인지 나쁜 땅인지는 어떻게 판별해야 할까? 아파트나 상가 등은 건축물이 이미 지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임장을 통해 입지, 교통, 동선, 주변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이 진행된 곳은 개인이 투자로 진입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을 넘어선 경우가 많다.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토지는 미래에 개발호재가 실현될 곳이다. 쉽게 말해 현재는 허허벌판인 땅인 것이다.
허허벌판 상태의 땅을 두고서 어떻게 투자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까? 《나는 집 대신 땅에 투자한다》를 쓴 김종율, 임은정 저자는, 가격이 오르는 토지에는 ‘패턴’이 있으므로 그것부터 빨리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토지는 비시가지가 시가지가 되거나 혹은 시가지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치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농업진흥구역처럼 규제가 완화되면서 오르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패턴이 ‘뻔하다’는 게 오랜 기간 토지 투자를 해온 저자들의 결론이다.
그리하여 저자들은 1년간은 호재가 있는 지역을 답사할 것을 권한다. 1주일에 한두 건의 물건만 분석하다 보면, 여러 호재별로 50여 개의 유형을 만나게 되고, 그중에 가격이 오르는 땅이 보인다는 것이다.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흔히 공장 수요가 많아진다. 그런데 당신이 답사한 지역에 실제로 고속도로가 개통하고 공장단지가 들어서는 걸 목격했다고 해보자. 다음에 비슷한 도로가 공사를 할 때, 어떤 생각이 들까. 투자할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이 분야 최고 투자자로 알려진 보보스연구소의 김종율 소장은, 토지 투자 강사에게 물건을 소개받아 투자하는 것은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토지 투자 강사의 머릿속에 황금의 땅 엘도라도라도 들어 있는 양 착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사기를 치려는 사람들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투자 권유를 받기보다는 착실히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토지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어떨까. 잘 찾아보면,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