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시위에 참여해 군법회의에서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은 대학생이 4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김상규)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1980년 유죄를 선고받은 이성길(64)씨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1980년 5월 전남대 법대 학생회장이었던 이씨는 계엄 해제와 이원집정부제 및 중선구제 구상 철회를 촉구하는 학내 집회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상여를 불태웠다. 법대 학생들의 시국 성토대회 참여를 독려하고 학교 앞에서 최루탄을 쏘는 경찰의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해 학생들과 돌을 던졌다. 1980년 5월 15일부터 16일까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민족 민주화 성회에도 참여해 횃불을 들고 가두 행진을 했다.
이후 신군부에 의해 수배된 뒤 1년 동안 도피생활을 했다. 이듬해 전남 목포에서 신군부에 체포된 이씨는 군법회의에서 소요죄 등으로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씨의 행위는 1979년 12·12와 1980년 5·18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것으로,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