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 대한 국제설계 공모가 진행된다. 서울의 얼마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삼표 부지는 첨단산업 기업들이 입주하는 글로벌 업무지구로 조성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국제설계 공모는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설계한 데이비드 치퍼필드를 비롯해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SOM, 위르겐 마이어, KPF 등이 참여한다. 시는 내달 초 건축가들을 초청해 삼표 부지에 대한 현장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9월쯤 제안서를 접수받고 심사 등을 거쳐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모 내용에는 삼표 부지와 주변 지역을 연계한 첨단산업(TAMI) 거점 구역 조성 등이 포함된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첨단산업 허브 조성, 서울숲과 수변 공간 등 대상지 일대 연계성 강화가 핵심이다. 교통 혼잡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출도 유도할 계획이다. 시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공모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삼표 부지 개발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으로 꼽히는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방식으로 추진된다. 5,000㎡ 이상 유휴부지나 대규모 시설 이전부지 등이 대상이다. 삼표레미콘 부지는 2만8,804㎡ 규모로 1977년부터 44년 동안 서울과 수도권 건설현장 일대에 레미콘을 공급하다 지난해 8월 철거됐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월 아일랜드 더블린을 방문해 쇠락한 운하 가스시설 부지를 재개발한 '그랜드 캐널 독(dock)' 지구를 답사한 뒤 "삼표레미콘 부지와 성수동 일대를 미래 업무지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랜드 캐널 독은 구글, 애플, 메타 등 9개 유럽 본사가 위치해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성공적인 사업 추진으로 성수동 일대에 혁신적인 건축물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