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직원이 금연구역이라고 안내하자 테이블에 커피를 쏟고 커피잔을 던지며 행패를 부린 60대 남성 2명이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커피잔을 던진 남성은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11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커피숍 사장이 올린 글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 커피숍에서 행패를 부린 남성 2명이 자신들의 행동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9일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이 중 A씨를 머그잔을 길에 던져 아랫부분을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테이블 위에 커피를 쏟아부은 다른 남성의 입건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해당 커피숍 사장은 A씨가 뒤늦게 찾아와 사과했다고 밝혔다. 사장이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그날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술을 많이 마셨다”며 “커피숍과 같은 건물에 있는 실내 골프장에 갔다가 방이 없어서 커피숍에 왔고, 야외 테라스에서는 흡연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직원이 제지하자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또 “컵을 던질 생각까진 없었는데 (머그잔 고리가) 손에 걸려서 (미끄러지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매장에 피해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커피숍 사장은 “사과를 한다면 처벌 없이 좋게 끝내려고 했지만, 배신감이 들게 한 건 이들의 직업”이라며 “두 명 다 인근 자영업자”라고 밝혔다. 그는 사과하러 왔던 A씨가 “이 근방에서 20년 가까이 장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커피숍에도 몇 번 왔었고 지인의 지인이 하는 가게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는 게 너무 큰 배신감”이라고 적었다.
커피숍 사장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다른 자영업자들은 “같은 자영업자라는 게 더 화가 난다”, “손이 미끄러져 컵을 던졌다는 건 군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일 이 남성들은 금연구역인 커피숍 테라스에서 흡연을 하던 중 직원이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고 안내하자 한 명은 직원에게 "잘 치워봐"라고 말하며 테이블에 커피를 쏟고, 다른 한 명(A씨)은 "신고해 봐"라며 머그잔을 길에 던지는 등 직원을 조롱하며 행패를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