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마지막 추징금 55억 원 집행 두고 법정 다툼

입력
2023.05.10 22:48
오산시 임야 3필지 가액 추징 놓고 다툼
신탁사 측 "추징 집행 완료 전 사망" 
검찰 "집행 이미 완료... 국고 귀속해야"

전두환씨 사망으로 국가가 환수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추징금 55억 원에 대한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전씨 일가의 오산시 땅을 관리하던 신탁사가 행정소송 패소로 공매 수익 55억원을 빼앗길 위기에 몰리자 추징 집행 자체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서경환 한창훈 김우진)는 10일 교보자산신탁이 제기한 전씨의 추징금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 심문기일을 열었다.

전씨는 1997년 내란·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2,205억 원 추징금 확정 판결을 받았다. 약 1,283억 원이 추징됐고, 현재까지 미납액은 922억 원이다.

검찰은 2013년 6월 미납추징금집행팀을 구성하고 전씨 일가가 교보자산신탁에 신탁해둔 오산시 임야 5필지를 압류 조치했다. 국세청 등은 2017년 체납 세금을 받기 위해 임야를 공매에 넘겼고, 공매대금으로 75억6,000만 원 배분 결정이 나왔다. 교보자산신탁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압류 처분이 위법할 뿐만 아니라 5필지 중 3필지 땅값 공매대금 55여억 원 대한 배분을 처분 취소해달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압류가 유효하다고 봤다. 서울중앙지검은 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2필지의 공매대금 20여억 원을 국고로 환수했다. 나머지 3필지에 대해서도 1심 법원은 배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담보신탁 시점에 이미 불법 재산이라는 점을 신탁사 측이 알고 있었던 사실이 압류 무효 소송에서 인정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전씨가 이미 사망해 몰수나 추징이 무효"라는 교보자산신탁의 주장도 "처분 이후에 사망했다는 이유로 소급해서 처분이 위법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탁사 측은 이에 집행 절차 종료 시점을 문제 삼으면서 서울고법에 이의를 제기했다.

신탁사 측은 55억 원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①배분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고 ②전씨는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추징 절차를 멈추고 원상회복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사망 전에 이미 집행이 완료됐기 때문에 55억 원은 국고에 귀속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5필지는 공매로 매각돼 제3자로 소유권이 이전됐고, 신청인은 배당기일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1주일 이내에 공매 대금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아 관련 법률에 따라 확정되고 배분 절차가 종료됐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결하고 추가 의견서를 받아 검토한 뒤 결론을 내기로 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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