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린이날 연휴 동안 내린 많은 비로 오랜 가뭄을 겪었던 남부지방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숨통이 트였다. 일부 지역은 제한급수 위기도 벗어나는 등 당분간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8일 오후 2시 기준 전남 순천 주암댐을 가뭄단계에서 해제했다고 밝혔다. 영산강∙섬진강권역의 주요 다목적댐인 주암댐은 그동안 가뭄 '심각' 단계로 관리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7일 약 154㎜의 비가 오면서 저수량이 상승했다. 비가 오기 전인 4일 0시 주암댐의 저수율은 20.8%였으나 8일 오전 7시에는 29.1%를 기록했다.
환경부는 주암댐과 연계해 운영 중인 용수댐인 전남 광양 수어댐도 가뭄 단계에서 해제했다. 8일 오전 7시 기준 수어댐의 저수율은 비가 내리기 전보다 25.5%포인트나 상승한 90.4%를 기록했다.
한편 낙동강권역 다목적댐인 경북 영천댐도 저수량이 상승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지난 4~7일 약 81㎜의 비가 내렸다. 8일 오전 영천댐의 저수율은 비가 오기 전에 비해 4.1%포인트 상승한 41.6%다. 환경부는 오는 10일쯤 영천댐의 저수량이 정상 단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비로 전국의 기상가뭄도 대부분 해소됐다. 기상가뭄이란 해당 지역의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과거 같은 기간의 평균 강수량보다 적은 것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7일 전국에는 109.2㎜, 광주∙전남 지역에는 180.5㎜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에 지난 2일만 해도 전국 167개 시군 중 69곳이 약한~보통 단계의 기상 가뭄을 겪고 있었지만, 이번 비로 7일 기준 단 3곳을 제외한 전 지역이 기상가뭄에서 벗어났다. 3곳(충북 증평, 충남 보령∙홍성)의 기상가뭄 수준도 약한 가뭄으로 완화됐다.
그러나 가뭄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가뭄 심각 단계인 섬진강댐과 평림댐 유역에는 각각 85㎜, 147㎜의 비가 내렸음에도 저수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 외 가뭄 주의 및 관심단계인 6개 댐도 여전히 저수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비의 영향으로 이들 댐의 가뭄 심화가 1~3개월 정도 지연되고, 댐 용수 공급에도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비로 전남 완도 등 섬 지역의 제한급수도 해제됐다.
한편 9일부터는 한낮 기온이 27도까지 치솟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낮과 밤의 기온차도 15~20도로 큰 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당분간 구름 많은 날씨도 이어지 겠으나 비 소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