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베트남 뜨선시와 자매결연하고 베트남마을 착공하겠습니다."
박현국(63) 경북 봉화군수가 민선8기 역점사업인 베트남마을 조성 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박 군수는 9일 "2018년 사업을 시작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수년 째 제자리를 맴돌았다"며 "이번 베트남 측의 호응에 힘입어 연말에 뜨선시와 자매결연하고 주민 협의 등 실질적인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마을 조성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격상하는 데 베트남 측이 협조했다"며 "주베트남대사관에서 예산 확보가 우선이라는 점과 자매결연 때 구체적인 교류사업을 추진하라고 조언하는 등 이번 방문으로 베트남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베트남마을 조성에 화산이씨 문중과 베트남 측 의견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며 "베트남의 전문가와 리 왕조의 후예인 화산이씨 문중이 진정한 베트남 문화와 양식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카드도 고려 중이다. 박 군수는 "충분한 협의로 박 전 감독의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재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이번 방문이 베트남 초행길이었지만 어릴 때 '월남이씨'로 부른 화산이씨 친구들도 많았다"며 "뜨선시 방문으로 리 왕조, 화산이씨의 존재와 그들의 유물과 유적이 봉화에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느낀 리 왕조와 화산이씨의 위세는 책이나 구전으로 알게 된 것 그 이상"이라며 "리 왕조는 베트남 첫 독립왕조로 베트남인의 자부심과 자긍심의 근원"이라고 피력했다.
방문 기간 덴도축제 수상행렬과 천도제에 참가한 박 군수는 베트남인의 활기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해 표정도 밝았고 긴 행렬이 지나갈 때마다 주민들이 물과 과일 등을 선뜻 내어주는 문화가 놀라웠다"며 "휴일에도 축제를 위해 등원한 유치원생과 공무원 등의 깊은 호응도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베트남 방문으로 베트남마을 조성 사업이 큰 탄력을 받았지만 계획 부지의 농업진흥지역 해제는 난제로 꼽힌다. 박 군수는 "농업진흥지역이 무리 없이 해제되면 완공까지 3년 정도로 충분할 것"이라며 "베트남마을 조성 사업이 한국과 베트남 양국간 의제로 채택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베트남마을 조성 사업은 외형을 넘어 문화와 경제, 교육 등 다방면 교류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군수의 전망이다. 더구나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베트남마을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박 군수는 "베트남마을에 베트남인이 정착하는 한편 관광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대책일 뿐 아니라 이주여성과 2세를 위한 정책차원에서라도 베트남마을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정부가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