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야당 조속히 만나 협치 물꼬 터라

입력
2023.05.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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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괘념치 않겠다”고 밝혔으나 대통령-여야 원내대표 회동 성사는 아직 불투명하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5일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와 먼저 만나 국가 위기의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이고 순서”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야당과 소통을 외면한 채 여야 관계가 꽉 막힌 이 상황을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윤 대통령은 적극 야당에 대화를 제의해야 하며, 야당 또한 열린 태도로 응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수차례 요구에도 취임 후 한 번도 그를 만나지 않았다. 이는 이례적이기도 하거니와 국정 동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다. 국회 다수당과 타협하지 않고서 어떻게 정부 핵심 과제들을 법제화하고 추진할 수 있겠는가. 이 대표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나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야당 대표이며 협치의 대상으로 삼아야 마땅하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일 취임 축하 인사차 박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 여야 원내대표 만남 시 부르면 대통령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진심이 실린 발언이었다면 지금이라도 회동을 제안하기 바란다. 야당 또한 이 대표가 길을 터준 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대통령-원내대표 회동이라도 추진해야 한다.

지금 국회는 정치 실종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년간 법안 통과율은 9.41%에 불과하고 민생법안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상임위에서 여야 타협이 되지 않아 본회의로 직회부한 법안들이 다수고, 그중 양곡관리법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간호법 또한 거부권 행사가 거론되는데 그럴 경우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간 갈등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여당은 보이콧을 일삼고 야당은 일방 통과시킴으로써 책임을 전가하며 갈등만 악화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속히 야당과 회동을 갖고 협치의 물꼬를 트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