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제주에 많은 비와 강풍이 불면서 제주기점 항공기 운항이 이틀째 큰 차질을 빚었다. 전날 250여 편이 무더기 결항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항공기 200여 편이 운항하지 못하면서 제주에 온 수학여행단과 관광객 등 1만여 명의 발이 묶여 공항은 혼잡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207편(출발 105편, 도착 102편)이 결항됐다. 항공사들은 제주공항 기상악화 등으로 이날 오전 제주 기점 항공기 대부분 사전결항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전까지 제주공항에는 전날에 이어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전날에도 운항 예정이던 항공기 총 483편 가운데 243편이 결항하는 등 무더기 결항 사태를 빚었다. 이 때문에 제주에 수학여행을 온 33개교 6,000명을 비롯해 관광객 등 1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이날 오후부터 일부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제주를 떠나려는 수학여행단과 관광객들이 제주공항으로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18분 김포행 대한항공 KE1174편이 제주를 출발하는 등 각 항공사들이 운항을 재개했다. 각 항공사들은 전날과 이날 항공기 결항에 따른 체류객 수송을 위해 임시편도 투입한다. 이날 운항이 예정된 제주 기점 항공기는 임시편 45편을 포함해 모두 488편이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날씨 상황에 따라 항공기 전면 재개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항공기 이용객들은 사전에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공항에 나와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전날 하루 동안 287.8㎜ 폭우가 쏟아진 서귀포 지역은 기상 관측 62년 만에 5월 중 가장 많은 일 강수량을 기록해, 도로와 주택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등 27건의 비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전까지 10건의 비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7시 25분쯤에는 사하구 감천동의 한 주택 앞 옹벽이 10m가량이 붕괴됐도, 오전 9시 20분쯤에는 강서구 송정동의 한 도로가 물에 잠겼다.
행정안전부는 호우특보가 확대되자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로 발령한 뒤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