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굴된 6ㆍ25전쟁 전사자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0년 10월 철원군 김화읍 DMZ 일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 신원이 국군 9사단 소속 고 전복희 하사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전 하사는 1926년 인천 강화군에서 태어나 1951년 3월 제1 훈련소에 입대해 9사단에 배치됐다. 그해 6월 3~28일 ‘철원-김화 진격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정부는 전 하사의 무공을 기려 1954년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전 하사의 유해는 지난 2010년 10월 육군 15사단 장병이 DMZ 정찰작전 도중 전 하사의 넓적다리뼈 등을 식별하면서 발견됐다. 국유단은 이후 전문 발굴 장병을 투입해 전 하사의 머리뼈부터 발뼈까지 대부분의 골격을 수습했다. 유해 주변에서는 버클과 철제 단추 등 유품이 발견됐으나 신원을 특정할 수는 없었다고 국유단은 설명했다.
이후 전 하사의 동생 전기희씨가 지난 2020년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해 형제 관계가 확인됐다. 전기희씨는 “이렇게 찾을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일찍 시료를 채취할 것을 그랬다”라며 “죽기 전에 유해를 찾아서 묘비를 세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전 하사 유해 신원 확인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된다.
전 하사 유해 신원 확인은 유해발굴 개시 이후 209번째 사례다. 국유단은 “6ㆍ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