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가 낸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불허했다. 조직위와 같은 날 신청한 청소년 관련 행사에 우선권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 서울시와 조직위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에서 조직위가 오는 7월1일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위해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며 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민위는 대신 ‘청소년 청년 회복콘서트’의 광장사용을 허가했다. 시 관계자는 “두 행사의 신청 날짜가 같아 양측에 날짜 조정을 요청했지만 둘 다 어렵다는 입장이었다”며 “서울광장 사용 관련 조례에 청소년 관련 행사를 다른 신고보다 우선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시민위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콘서트는 기독교 단체가 주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시 결정이 '부당한 개입'이라고 규탄하면서, 계획한 날짜에 축제 진행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직위는 “(퀴어축제를 방해하기 위한) 혐오세력의 압력이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7월1일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반드시 열린다”고 강조했다.
2000년 시작된 퀴어축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0년, 2021년을 제외하면 2015년부터 줄곧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다만 시는 2016년부터 사용 허가 판단을 시민위 몫으로 넘겼다. 서울광장 사용은 신고제가 원칙이지만, '조성 목적 위배' 등 예외적 경우에 시민위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조례를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신체 과다 노출이나 청소년보호법상 금지된 유해 음란물을 판매·전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조직위가 신청한 기간(7월 12~17일) 중 하루만 사용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