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린 지 세 달이 넘었지만 아직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일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 1,71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29일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2%는 학교에서 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쓴다는 응답은 고학년일수록 많았다. 6학년은 73.4%, 5학년은 72.2%, 4학년은 66.2%가 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건 건강에 대한 염려보단 '어색함' 때문이었다. 응답자의 53%는 마스크를 계속 쓰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해서'라고 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도 19.5%였다. '내 얼굴을 친구들이 보는 게 불편해서',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두려워서'는 각각 10.9%였다.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3.5%는 '보호자(부모)'를 꼽았다. 친구를 꼽은 학생은 31.5%, 학교 선생님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2.2%였다. '없다'는 응답은 12.4%였다. 전교조는 속마음을 털어놓을 대상으로 '선생님'을 뽑은 학생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친구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29.5%가 '갈등이 있는 친구에게 가서 대화를 시도한다'고 답했다. '갈등이 있는 친구와 말하지 않는다'(10.5%), '그냥 참는다'(24.4%)며 갈등을 풀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많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50.8%였다.
전교조는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초등학생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교육 당국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성이 강해지는 가운데 아동의 사회성 발달 자체를 초등교사들은 우려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건강, 사회, 정서 문제를 진단하는 국가 차원의 연구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