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벌 간 유혈 충돌이 3주째 이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33만여 명이 피란했고, 10만여 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전면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는 2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브리핑을 갖고 "(유혈 사태 발발 후) 수단 전체 피란민 수는 33만4,053명에 이른다"며 "최근 2주간 발생한 피란민 수가 작년 수단 전체 난민 규모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가 사라도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향을 떠난 사람들 가운데 10만 명 이상은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탈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군 통수권 문제를 놓고 무력 충돌했다. 수단 보건부에 따르면 최소 528명이 숨지고, 4,599명이 다쳤다. 유엔은 실제 사상자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시 휴전을 합의하고도 18일째 전투가 격화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두 장군이 아프리카연합(AU)과 국제 사회의 휴전 요구를 거부하면서 분쟁이 파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수단에서 유엔 원조를 총괄하는 압두 디엥은 "상황이 본격적인 재앙으로 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전했다.
유엔은 수단 곳곳에서 벌어진 약탈로 인해 구호물품도 대부분 바닥난 상황이어서 추가 공급품을 신속히 전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수단에 배정된 구호 기금은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젠스 라에르케 유엔 인도지원조정국 대변인은 "수단에 대한 원조 요청액의 14%에 불과한 자금만이 모아졌고, 15억 달러(2조여 원)가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