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료기관에서 상근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10명 중 8명은 전공이 아닌 분야 진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과 전문의도 절반 이상이 다른 진료를 하지만 안과, 피부과 등 이른바 인기 과목은 이 비율이 극히 낮았다. 필수의료 붕괴의 한 단면이다.
2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1차의료 상근 전문의 4만5,314명 가운데 1만2,871명(28.4%)은 전공과 진료 표시과목이 달랐다.
과목별로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전공 과목 불일치율이 81.9%로 가장 높았다. 317명 중 304명이 흉부외과가 아닌 다른 진료 과목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것이다. 흉부외과는 심장과 폐 등 생명에 필수적인 장기 응급수술이 많아 업무 강도가 세고 의료소송 부담도 큰 필수의료 분야다. 흉부외과 이외에 외과 전문의도 2,632명 중 1,370명(52.1%)이 전공 외 진료를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안과 전문의는 대부분 전공 진료를 고수하고 있다. 안과 전문의 2,630명 중 27명(1.0%)만 다른 분야 진료를 하고 있다. 피부과(3.4%), 이비인후과(4.7%), 정형외과(6.0%), 성형외과(6.8%)도 전공과 진료 과목 불일치율이 낮았다.
전공과 현재 진료 과목이 다른 전문의들 가운데 1만275명(79.8%)은 일반진료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정형외과(636명), 내과(626명), 성형외과(201명), 피부과(152명) 순으로 많았다.
신현영 의원은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의사들이 현장을 지키지 못하고 단순 진료를 하는 현상이 증가하는 것은 필수의료 붕괴 원인 중 하나"라며 "국가는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의사 인력체계를 수립해 1차의료는 통합적 진료가 가능한 의사가, 병원급 이상에서는 중증질환의 전문의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