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새로운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을 선보이며 로봇 시장을 달구고 있다. 국내 로봇시장은 현대자동차그롭과 HD현대, 삼성전자, 네이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30년 약 3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측되는 시장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관련 기사 ☞ 본지 4월 29일 자 "7년 뒤 280조 원 시장 잡아라"…삼성·현대차·LG·두산·네이버 뛰어든 로봇 전쟁)
2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는 대기업들의 전쟁터가 된 로봇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서비스 로봇을 선택했다. 베어로보틱스와 LG전자가 제작한 AI 서비스 로봇 두 종류를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키로 한 것. KT는 이미 세 종류의 서비스 로봇을 갖고 있는데 기존 제품 대비 주행 안정성과 마케팅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한 서비스 로봇은 무거운 접시를 나를 수 있고,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4단 쟁반을 제공한다. 반찬과 국물 요리가 많은 한국 음식점에 특화된 형태다.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게 홍보 문구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LG전자 서비스 로봇은 3차원(3D) 카메라를 탑재해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로봇의 화면을 통해 고객 안내를 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두 로봇 모두 직접적인 소비자 응대 기능을 키웠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식당을 방문한 사람이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요구하면 로봇이 태블릿PC나 키오스크 주문을 도와준다. 또 '물을 보충해 달라'거나 '냅킨이 필요하다'와 같은 소비자의 요청 사항을 AI 서비스 로봇이 빠르게 응대한다.
대표이사(CEO) 등 주요 경영진 공백 사태를 맞고 있는 KT는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사업에서 활력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임시 경영진이 회사를 이끌며 굵직한 투자나 사업계획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차세대 AI 서비스 로봇을 실내 골프장, PC방, 소형 부품 공장까지 넓혀 갈 계획이다. 소비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수 있는 로봇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또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 전략을 이어가기 위한 포석도 있다. 지난해 KT는 디지코 전략의 성과로 콘텐츠 분야에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켰고, 기업 시가총액은 9년 만에 10조 원을 되찾았다. 하지만 새로운 CEO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과의 갈등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총 2조 원이 증발했다. 로봇 등 미래 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상호 KT AI 로봇사업단장은 "차세대 서비스 로봇은 다양한 제품으로 고객들의 업무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지능형 로봇플랫폼을 통해 국내 최고 서비스 로봇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