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의 주춧돌 위에 안보동맹, 산업동맹, 과학기술동맹, 문화동맹, 정보동맹이라는 다섯 개의 기둥을 세웠다"고 말했다. 지난주 5박 7일 동안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처음으로 진행한 국무회의에서다.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생중계되면서 사실상 국민들에게 방미 성과를 보고하는 형식이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국빈 방미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한미동맹이 그간 걸어온 역사를 되새기며 한미동맹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이 준 도움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폐허를 극복하고 오늘의 번영을 일구며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까지 미국은 우리와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마운 것이 있으면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 대해 야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퍼주기 외교'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를 안보·산업·과학기술·문화·정보동맹이라고 정의한 뒤 방미 성과도 이 다섯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국과 맺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과 관련 "한미 정상 간 확장억제의 추진방안을 적시한 것으로, ‘한국형 확장억제’의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며 "한미 간 고위급 상설협의체로 신설된 핵협의그룹(NCG)은 한미 간에 일대일 관계로 더 자주 만나 더 깊게 논의한다는 점에서 '나토'의 핵기획그룹(NPG)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미국의 막강한 전략자산이 우리 대한민국 인근에 정례적으로 가동 배치되어 압도적인 응징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 안보동맹은 핵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미국 주요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총 59억 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 결정 △양국 기업, 기관 간 50건의 MOU(양해각서) 체결 △넷플릭스의 K콘텐츠 25억 달러 투자 △‘한미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 설립 및 청년 교류를 위한 양국의 6,000만 달러 공동 기금 설립 △한미 NSC(국가안보회의)의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채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채택한 우주협력 공동성명 등 방미 중 체결한 성과들을 나열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께서는 안보에서 산업,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한미동맹이 청년 미래세대에게 더 큰 기회의 플랫폼이 되도록 면밀한 후속 조치를 취해주길 당부한다"며 "모두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자유와 혁신이 넘치는 더욱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