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주가"... 무더기 하한가에 이제야 주목받는 증권가 경고

입력
2023.05.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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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삼천리·서울가스 "과열"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무더기 하한가 종목 중 일부는 지난해 연말 이미 '과열 경고'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가스' 테마로 묶인 종목들이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29일 삼천리의 목표주가를 당시 가격(37만8,500원)보다 70% 낮은 11만 원으로, 투자의견은 '비중 축소'로 낮췄다. "주가 급등으로 인해 추가 상승 여력이 축소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 지 6개월 만에 재차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업이 주요 사업인 삼천리는 당시 주가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뛴 상태였다. 시장에서는 단순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가 급등의 원인일 것으로 봤다.

황 연구원은 "삼천리는 가스전을 보유하지 않은 가스 유통 업체"라며 "비에너지 사업의 성장과 안정적 실적, 최근의 에너지 대란이 겹치며 주가도 급등했으나 세계 가스 가격 상승이 삼천리의 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종업계인 서울가스 역시 비슷한 시기 '위험한 주가'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당시 분석 대상 기업에 서울가스를 새로 포함하면서 '매수' 의견을 내고 6개월 뒤(올해 5월) 목표가 47만 원을 제시했다. 동시에 "도시가스 사업의 영업이익률과 천연가스 가격은 무관하다"며 지나친 주가 상승 기대는 삼갈 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다른 기업에 대한 분석은 미진했다. IBK투자증권이 하림지주 목표주가를 1만6,5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낮췄으나 계열사의 주가 하락만을 반영한 것이었다.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타, 세방은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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