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지난달 28일 신관 7층 남성 전문관을 새 단장하며 내세운 열쇳말이다. 그동안 6층, 7층에 나뉘어졌던 남성관을 한곳에 모으며 매장 꾸미기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 런던의 고급 백화점 헤롯 등 여러 유통 매장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지피(gp) 스튜디오와 손잡고 무채색 대리석을 쓰고 금빛 틀을 설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남성을 겨냥해 컨템포러리(명품보다는 저렴하지만 명품 못지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품질을 내세운 브랜드) 매장을 강화한 남성 패션관을 새로 열었다.
띠어리, 타임 옴므, 솔리드 옴므, 준지 등 기존 남성 브랜드에 오트리, 와일드동키 등 MZ 남성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다루며 서울 강남에서 이름난 편집숍 '샌프란시스코마켓'과 국내 유명 편집숍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빈티지 감성의 스트릿웨어 브랜드 '스포티앤리치'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2007년 덴마크에서 론칭한 브랜드 ‘NN.07’과 패션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이 직접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카키스' 같은 팝업스토어는 국내 백화점 중 처음 선보인다.
특히 백화점 측은 이번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올젠·예작셔츠·앤드지·간트·레노마·킨록앤더슨·루이까또즈넥타이 등 7개 브랜드를 과감히 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상당수 국내 브랜드이거나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 정장 브랜드"라며 "강남점에서는 구매 비중이 높지 않아 매장을 철수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년 동안 남성 패션에서 컨템포러리의 매출 구성은 꾸준히 늘어왔다. 신세계 전 점에서 2020년 남성 패션의 40.5%를 차지한 컨템포러리는 지난해 46%까지 올랐고 강남점은 2020년 47.6%에서 지난해 50.9%까지 증가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백화점은 남성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신세계 강남점은 6층에 '멘즈살롱'을 열면서 남성을 위한 안경, 필기도구, 잡지, 액세서리 등 다양한 소품을 차린 편집 매장을 열었다. 당시 입구부터 블랙 컬러로 통일해 강렬한 인상을 주며 남성 전용 매장임을 도드라지게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과거엔 여성 고객과 함께여야 백화점을 찾던 남성들이 그 무렵부터 혼자 와서 쇼핑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남성 고객 수 신장률은 △2020년 19% △2021년 39% △2022년 28%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3월 현대백화점의 패션 브랜드 한섬도 해외패션 편집숍 '톰 그레이하운드' 남성 매장을 경기 성남시 판교점에 열었다.
남성 고객은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은 판교점은 IT 전문직 등 고소득 남성 고객을 노리며 지난해 6층을 명품 브랜드를 유치한 '럭셔리 멘즈관'으로 바꾸고 있는데 특히 30대 남성에게 인기가 많은 루이비통·디올·구찌·톰포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모셨다. 더불어 고급 시계 전문관까지 열어 유통업계에서는 남성 큰손들이 속속 지갑을 열며 빠르면 올해 매출 2조 원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