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간식서 화장품 맛" 시부모 경쟁업체 허위 후기 주부 벌금형

입력
2023.04.30 09:10
1심 이어 2심도 벌금 200만 원
"주된 내용 허위... 고의성 충분"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업체와 경쟁하는 전통 간식 제조업체 온라인 사이트에 허위 구매 후기를 올려 영업을 방해한 40대 주부가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았다.

30일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최형철)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0)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B(43)씨 식품업체에서 전통 간식을 구입한 뒤 2020년 9월 4일 한 온라인 마켓에 '20대인데, 건강 간식을 사서 예비 시아버님에게 드렸더니 화장품 맛이 난다고 했다. 저희 아버님은 해당 업체에서 자주 시켜 먹는데 그것만 못하다고 한다'는 내용의 후기를 올렸다.

경찰 조사결과 B씨 업체는 A씨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경쟁업체로, A씨는 20대도 아니고 예비 시아버지가 화장품 맛이 난다고 한 사실도 없었다. 후기 작성 당시 A씨 시어머니 업체 B씨 업체간 경쟁 중이었다. B씨는 A씨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허위 글을 게시해 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다른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등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업무방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주된 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B씨 업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미 결혼한 상태로 예비 시아버지의 선물로 산 것도 아니다"라며 "구매 후기가 다른 소비자들의 구매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는 "글의 내용이 주로 상품 평가로, 주관적 의견에 불과해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은 경쟁업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제품 리뷰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기각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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