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 생산 급증으로 국내 산업 생산이 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소비도 2개월 연속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은 ‘반쪽 호조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향후 경기 전망 역시 어두워 경기회복 기대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3월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늘었다. 지난해 3월(1.9%)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산업 생산 증가는 제조업(5.7%)과 광공업(5.1%)이 이끌었다.
특히 제조업 중 반도체 생산이 전월보다 35.1% 급증한 영향이 컸다. 2009년 1월(36.6%) 이후 14년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라며 “삼성전자가 최근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힌 만큼 전반적인 반도체 생산 추세는 감소 흐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2.3%)부터 올해 1월(-1.5%)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뒤 2월 5.2%에 이어 2개월 연속 늘었다. 오락·취미·의복 등 준내구재(-1.1%) 판매가 줄었으나 가전제품과 같은 내구재(0.4%)와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늘어난 게 소비 증가를 견인했다. 대형마트(5.6%)와 면세점(7.5%) 소매판매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통계청은 “중국 관광객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 달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한 반면, 향후 6~9개월 뒤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하면서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짝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김 심의관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100)보다 아래에 있어 하락 흐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