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본엔 퍼주고 미국엔 한 수 접는 호갱외교"

입력
2023.04.27 16:15
야당, 윤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평가절하
박홍근 "의전·환대 대가로 국익·실리 내줘"
정의당 "미국 하라는 대로 고개만 끄덕여"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호갱외교', '요란한 빈 수레'라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과 산업을 지키기는커녕 사실상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일만 거들었다"며 "일본에는 퍼주고 미국엔 알아서 한 수 접는 '호갱외교'"라고 비판했다. 이번 국빈 방미에서 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적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라인을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을 뜻하는 속된 말)으로 낮춰 부른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고,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되묻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국익은 분명한데 우리 국익은 흐릿할 뿐"이라며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핵심적이고 중차대한 사안인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었느냐"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한 문장으로 평가하자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워싱턴 선언에 따른 핵협의그룹(NCG) 창설에 대해서도 "일종의 약속어음을 받은 것인데, 크게 소용이 없는 약속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이 준 시험지를 찢어버리고 그저 미국이 하라는 대로 고개나 끄덕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반도체법, IRA법 등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대체 어떤 실효적 대책이나 반대급부를 얻어 냈느냐"고 반문했다.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