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꼼수 탈당'이란 비판을 받았던 민형배 의원의 복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끄럽다"는 성토가 나왔고 국민의힘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명계 중진 이원욱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최소한 의원들과 논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할 간단한 사안이라면 지금까지 복당을 미룬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분 없는 복당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고 책임 면피"라며 "민주당의 긍지도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가 전날 민 의원의 복당을 전격 결정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
민 의원이 활동 중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 의원이 부정하고 강변했던 '위장 탈당'이 사실임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의회민주주의 정신과 절차적 민주주의를 완전히 짓밟은 민주당의 행태는 공개적인 대국민 사과 없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교육은 진실과 준법을 가르쳐야 하는 영역"이라며 교육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 의원의 제척을 요구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둘러싼 대응도 뭇매를 맞았다. 전날 김의겸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의 언론 대응을 맡기로 했다가 "무늬만 탈당이냐"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전격 취소한 해프닝이 도마에 올랐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회위원회 회의에서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선거범죄 의혹으로 탈당한 전 당대표의 언론 대응을 민주당 의원이 맡는 광경을 이해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민주당과 송 전 대표를 분리하기 위한 '꼼수 탈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돈 봉투 의혹을 대하는 이재명 대표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대해 이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현아, 박순자 전 의원(이상 국민의힘)의 수사 상황을 되물은 일을 지적하면서다. 이 원내대표는 "돈 봉투 사태에 진정 책임을 느낀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언사"라며 "민주당 내에 팽배한 '악의 평범성'을 해결하지 않는 한 혁신도 국민적 신뢰 회복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