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자극이 넘쳐납니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도 많이 쓰이고 있죠. 도파민은 뇌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쾌감이나 즐거움 등과 관련된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입니다. 1957년 영국 런던 근교의 런웰원의 연구실에서 캐슬린 몬터규에 의해 발견됐죠.
도파민 하면 사랑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인간의 뇌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갈망하도록 만들어졌죠. 익숙한 것보다는 새로운 걸 더 기대하게 되고요. 과학계에선 이를 '보상예측오류'라고 부릅니다.
도파민은 크게 '욕망회로'와 '통제회로'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도파민이 뇌 안에서 중변연계에 쓰이는지, 중피질에 쓰이는지에 따라 기능을 달리하기 때문이죠.
중변연계에서 작동되는 도파민 욕망회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당장 얻을 수 있게끔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합니다. 모든 중독성 약물이 이 부분을 자극해 도파민을 유발합니다. 만약 욕망회로에만 몰두하게 되면 자극적이지 않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지루하게만 느껴질 겁니다. 우리는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 더 크고 많은 것만을 욕망하게 되는 거죠.
반면 중피질에서 나오는 도파민은 통제회로라고 불리는데요. 이는 욕망회로에 제동을 걸어주고 계획하는 역할을 합니다. 흥분과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회로와 달리 통제회로는 실재적인 아이디어, 구체적인 전략과 계획을 좇습니다. 물론 통제회로가 과하게 작동되면 목표와 성취에만 매달리게 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마약이나 도박을 하면 도파민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다음에도 도파민을 분비시켰던 자극을 원하는 보상 회로가 지속해서 자극되면서 전두엽과 중피질 경로가 손상된다"고 합니다. 결국 관련된 자극만 더 좇게 되면서 의사결정의 문제나 충동이나 욕구 조절의 어려움 등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도파민은 비정상적으로 낮게 분비되면 파킨슨병에 걸려 움직임과 감정표현의 장애를 낳기도 한다는데요. 반대로 과다 분비되면 환각을 보이는 등의 조현병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잘 쓰면 '행복 호르몬', '성공 호르몬'이 되는 도파민, '충동 호르몬', '중독 호르몬'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아야겠네요.
※참고 도서:
-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지음·흐름출판 발행
-도파민형 인간·대니얼 Z. 리버먼, 마이클 E. 롱 지음·쌤앤파커스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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