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한미동맹이 퀀텀점프가 이뤄진 계기"라며 평가했다. 이번 선언으로 신설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대해서도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제 분야 성과 등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도 내놨다.
김기현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밤사이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 가치를 바탕으로 70년간 이어온 한미동맹의 기반을 보다 튼튼하게 하고 더 큰 미래로 나가도록 결속을 다진 회담이었다"며 "안보, 기술, 경제 분야에서 동맹의 '퀀텀점프'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우리나라와 미국이 핵 정보를 공유하고 핵전력의 기획 단계부터 실행 단계까지 참여하도록 하는 NCG 창설 의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략핵잠수함의 정례적 한반도 전개를 두고도 "미국 핵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사실상 상시 배치해 유사시 한미가 응징보복에 나설 것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 핵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도부에서도 일제히 호평을 쏟아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우리 국민들은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낄 것"이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의 경제외교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번에 미국의 핵 계획 공유 정책 전환으로 우리 군은 좀 더 명백한 작전계획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경제 분야 성과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용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100점 만점에) 90점은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출 문제 관련 미국으로부터 얻어냈으면 하는 부분이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들은 조금 아쉽다"고 평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미정상회담의 초라한 성적표는 큰 실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칩스법과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우리 기업들에게 가하는 차별과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했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경제적 실리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도 "기존의 핵우산, 확장억제에 화려한 수사만 덧붙인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도 아니고 전술핵 재배치도 아니고 독자 핵개발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