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월 발생한 대통령 선거 불복 폭동을 조장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선거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음모론을 공유한 건 잠결에 저지른 단순 실수였다고 항변했다.
CNN 브라질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6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경찰청에 출석해 2시간가량 대면조사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파울루 쿠냐 부에누 변호사는 이날 현지 취재진에게 “전 대통령은 선거제도 음모론 영상을 저장하려다 실수로 공유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장폐색 문제로 입원한 뒤 마약성 진통제를 맞은 상태"라며 "나중에 전체 내용을 보려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월 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연방 관구의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했으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 패배해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자투표 부정 의혹 등 선거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사법당국은 이러한 행위가 지지자들의 폭동을 부추긴 도화선이 됐다고 보고 있다. 영상은 1월 8일 폭동 이후에 올라왔지만, 경찰은 이전에도 그가 비슷한 행위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브라질 검찰은 경찰 조사에서 확보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보강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재소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브라질 당국은 당시 폭동에 참여하거나 자금을 댄 혐의 등으로 지금까지 1,800여 명을 체포했고, 그중 100여 명을 최근 재판에 넘겼다. 브라질 의회도 별도의 진상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정부에서 선물로 보낸 사치품을 사적으로 소유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지난 5일 이와 관련한 대면 경찰 조사에서 그는 “보석류의 존재를 나중에 알게 됐다”며 혐의를 일절 부인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