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확인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6·25전쟁 당시 장렬히 산화한 전사자와 실종자들의 유해 발굴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양 정상은 부부 동반으로 전날 저녁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루터 스토리 상병 유족을 만나 위로한 후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미국 청년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숙연해진다"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공감을 표하며 "한국의 성장은 이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의 치열한 교전에서 부상을 입었지만, 중대(中隊) 철수작전을 위해 혼자 전방에 남아서 엄호하다 전사했다. 이후 전공이 인정돼 1951년 6월 21일 부친에게 미국에서 최고등급인 명예훈장이 수여됐다. 그러나 스토리 상병의 유해가 발견되지 않다가 최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 의해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에게 통보됐다.
세월이 흐른 만큼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최종 확인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DPAA는 2018년 하와이 국립태평양기념묘지(NMCP)에 안장된 한국전 참전 전사자의 신원 미확인 유해 652구를 발굴했다. 2021년에는 1950년 부산 교두보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63구를 대상으로 DNA 등의 분석을 통해 신원확인을 시작했다. 이후 이달 6일에서야 DPAA가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최종 확인해 여동생에게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스토리 상병의 유해 확인은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미국 최고의 명예훈장 수훈자가 전사한 지 73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의미 있는 사례"라며 "한미 양국은 이번 공동성명 채택을 계기로 실종자를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자유, 가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준 용사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재확인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