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어둡다...600대 기업 "14개월 연속 반도체 중심 제조업 부진 계속될 듯"

입력
2023.04.25 16:30
전경련, 매출 600대 기업 조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기업들이 다음 달(5월)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 것으로 조사됐다. 14개월 연속 부정 전망이어서 한국 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업종별(금융업 제외)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BSI 전망치가 93.8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BSI가 기준(100)을 넘지 못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기업들은 본 것이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4.1)과 비제조업(93.3) 모두 지난해 6월부터 기준선을 하회했다. 2020년 10월 이후 31개월 만에 겪는 12개월 연속 동반 부진이다.



반도체 포함된 전자·통신 업황 가장 저조



제조업 부정 전망을 이끈 업종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72.2)였다. 2020년 10월(71.4) 이후 31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여 조사 업종 중 가장 부진했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나 돼야 D램과 낸드의 가격 하락세가 둔화해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통신장비 외에도 섬유·의복(76.9), 의약품(83.3), 비금속(83.3), 석유정제·화학(88.6), 자동차·기타운송장비(89.5) 등 6개 업종도 경기 부진을 전망했다.

제조업 중 경기 호조를 예상한 산업은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9.0), 목재·가구 및 종이(111.1), 식음료 및 담배(110.0) 등이다.

비제조업 중 기준을 넘은 업종은 여가·숙박 및 외식(107.1)이 유일했다. 전기·가스·수도의 경우 82.4를 기록하며 가장 부진했다. 전경련 측은 "2분기 요금 인상안 발표가 보류된 영향"이라고 봤다.

조사 부문별로는 투자(93.0), 채산성(93.2), 자금사정(93.5), 수출(94.3), 내수(96.6), 고용(97.1), 재고(104.4·기준 넘어 재고과잉) 등 모든 부문이 8개월 연속 부진하다고 전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전망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침체 강도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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