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마요르카)이 스페인에 진출한 이후 천재적인 기량을 바탕으로 역대급 경기력을 폭발했다. 혼자 무려 70m를 드리블 돌파한 뒤 원더골로 프로 데뷔 첫 멀티골(2골)을 작렬했다. 한국 선수가 라리가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것은 이강인이 최초다. 오는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이강인을 향한 유럽 구단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강인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0라운드 헤타페와 홈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이날 리그 4호, 5호 골을 한 번에 기록하며 라리가 공식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이로써 마요르카는 최근 4경기 무패(2승 2무) 행진을 이어가 라리가 순위 10위(11승 7무 12패·승점 40)에 자리해 사실상 1부에 잔류하게 됐다. 반면 헤타페는 16위(7승 10무 13패·승점 30)로 내려앉아 잔류 여부를 걱정하게 됐다.
그야말로 이강인의 '원맨쇼'였다. 그는 전반부터 환상적인 탈압박은 물론 드리블, 패스, 프리킥, 수비 등 전천후로 맹활약하며 동점골과 쐐기골을 터뜨렸다. 동점골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10분 터졌다. 마요르카의 마누 모를라네스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혀 나온 것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강인이 왼발로 득점했다. 8분 후엔 코너킥 상황에서 안토니오 라이요가 헤더 골을 완성해 2-1로 역전시켰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후반 종료 직전 드라마 같은 원더골로 자신의 새 역사를 썼다. 그는 하프라인 아래서부터 전력 질주해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드리블 돌파한 뒤 왼발 슛을 날렸다. 이강인의 스피드는 상대 수비수 그 어떤 누구도 따라잡지 못했고,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완벽한 골로 완성됐다. 마치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19~20시즌 선보인 '번리전 70m 원더골'을 보듯 통쾌했다.
이강인은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8일 셀타비고와 경기에선 공격포인트 하나 없이 라리가 공식 MOM은 물론,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선정 한 주간 유럽 5대 리그 기준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려 진가를 인정받았다. 라리가 공식 기록에 따르면 이강인은 24일 현재 크로스 성공 47개로 단독 2위, 드리블 돌파 61개로 단독 2위 등에 오르며 리그 최상위 레벨 선수로 우뚝 섰다. 마요르카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강인의 사진에 왕관을 씌우고 '킹(KING)'이라고 표현했다.
스페인 언론도 극찬했다. 스포츠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은 위대한 주인공이었다. 마요르카의 모든 공격을 조율했으며 팀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70m 이상을 달려 상대 골대에 도달했고 득점으로 멋진 밤을 완성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마요르카의 마지막이 될 수 있겠으나 팀에 입단한 뒤 첫 멀티골이 터졌다"고 이강인의 이적도 암시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이강인을 향한 구애는 들끓을 전망이다. 벌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앞다퉈 러브콜을 받았다. 이강인의 에이전트가 최근 EPL 구단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스턴 빌라, 울버햄프턴, 뉴캐슬, 웨스트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스페인 현지 언론들은 이강인이 올여름 마요르카를 떠날 것이며, EPL 구단들이 그의 바이아웃인 1,800만 유로(약 260억 원)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