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 '총장 분규' 장기화하나... 총학생회도 가세

입력
2023.04.24 14:50
교수회·직원회와 총학 손잡아
26일 설립자 추도식 공동 개최
오경나·송승호 반대 운동 연대



총장 선임을 둘러싼 충청대 분규가 학생들의 가세로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총학생회가 신임 총장과 이사장에 반대하는 교수, 직원들과 연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충청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 학생회관 앞에서 ‘고 월강 오범수 설립자 겸 초대 이사장 제26기 추도식’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는 교수협의회, 직원협의회 외에 총학생회도 참가한다.

이윤호 비대위원장은 “설립자 추도식에서 교수협, 직원협, 총학생회가 하나로 뭉쳐 신임 송승호 총장을 반대하는 결연한 의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설립자의 딸인 오경나 전 총장은 지난 8년간 공식적인 설립자 추도식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며 “설립자의 정신을 계승할 의지가 없는 인사들에게 더 이상 학교 경영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충청대 설립 정신을 지키기 위해 대학을 혼란에 빠뜨린 오경나 전 총장과 그 추종자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도식을 계기로 이들 3개 단체는 오 이사장과 송 총장 반대 운동을 펼치기 위한 공동기구를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충청대 사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학교법인 충청학원은 지난달 31일 충청대 총장 사택으로 쓰는 청주 오송의 한 아파트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송승호(전 충북보건과학대 총장)씨를 신임 총장으로, 오경나 총장을 학원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교수회와 직원회 등으로 구성된 충청대 비상대책위는 “날치기 밀실 이사회”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오경나 이사장의 즉각 사퇴, 민주적인 총장 선임 등을 요구하며 지난 3일부터 총장실 앞에서 총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학내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번 긴급 이사회에서 오 이사장에게 억대 연봉과 사택을 제공하는 안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최근 총학생회는 대학 측에 오 이사장의 급여와 판공비 등 내역 공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동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