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탈당해도 ‘돈 봉투’ 살포 의혹은 “민주당의 문제로 그대로 남아 있다”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지적했다. 그는 현재 “당이 송두리째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자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선 중진의원인 이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송 전 대표 탈당으로 민주당이 한숨 돌린 것 같은데 어떠냐’는 질문에 “탈당했기 때문에 한숨을 돌린다고 한다면 그건 꼬리 자르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돈 봉투’ 사건의 진실은 뭔지 돈은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전했고 그 돈은 어떻게 모아졌는지 이런 것들이 밝혀져야 되는데 하나도 안 밝혀졌다”며 “탈당했다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문제로 그대로 남아 있는 건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3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으로,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또 민주당이 자체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지도부의 책임 회피”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당이 사실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밝혔고, 이후 당내 진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그거(조사)를 미리 포기하는 것은 지도부의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민주당은 대한민국 국정을 얼마 전까지 집권했던 정치 세력이었고 이제 야당으로서 국회의 제1당 아니냐”며 “이런 당이 정작 자기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다고 한다면 어디 신뢰와 지지를 보내겠느냐”고 말했다.
의원 개인의 ‘양심 고백’도 촉구했다. 그는 “지금 떠도는 명단들이 있지 않나. 그러면 169명(민주당 전체 의원 수)의 의원들을 잠재적 범죄군으로 몰아버리는 것”이라며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상 규명을 해야 될 것이고 해당 의원들도 이실직고 자기 고백을 해야 한다. (앞으로)진실이 밝혀질 텐데 그때 가서 책임을 지고 어쩌고저쩌고 하면 너무 궁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169명 의원을 전수조사하자’(이소영 의원), ‘169명 의원 각자가 받았는지 여부를 ‘진실 고백 운동’을 하자’(신정훈 의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또 “당의 간판을 내려야 될, 당이 송두리째 수렁 속으로 같이 빠져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당대표, 당 지도부가 있는 이유는 이런 상황들을 헤쳐 나가라고 직책을 주고 권한을 줬는데도 (조사를) 안 한다면 책임을 회피하고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여전히 자체 진상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자체조사에 한계도 있을뿐더러 셀프조치라고 하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고, 내용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며 “또 말 맞추기라든지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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