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늦가을 크게 치솟은 의류와 신발 물가의 오름세가 봄에도 이어지고 있다. 1년 전보다 6% 넘게 올라 11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진정과 대면 일상 복귀로 회복된 의복 수요가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의류ㆍ신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6.1%로, 2011년 11월(6.3%)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아동복ㆍ유아복(9.6%)과 캐주얼 의류(6.9%)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여자와 남자 의류는 각각 5.4%, 3.6% 올랐고, 기타 의류와 장신구 물가 상승률은 3.8%였다. 품목별로는 청바지와 티셔츠 가격이 각각 11.1%, 7.5% 뛰었고, 여성 원피스 값의 상승률도 10.1%에 달했다.
원래 의류ㆍ신발 물가는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 전 1년 반 넘게 1%를 밑돌았고, 대유행기에도 2020년 여름 몇 달을 빼면 줄곧 0%대였다. 그러다 상승 흐름을 탄 것이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2021년 11월(1.4%)부터였다. 이후 1%대 후반에 머물던 상승률은 작년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자 5월 곧바로 3%대로 뛰더니 같은 해 11월 5%대 중반으로 다시 도약했다.
대부분 의류ㆍ신발 물가 상승률 고공행진의 출발점이 늦가을인 작년 11월이었다. 아동복ㆍ유아복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9.6%)이 전월(3.3%)보다 대폭 늘었고, 여자 의류(2.3%→5.4%), 캐주얼 의류(4.2%→6.0%)도 마찬가지였다. 원피스(5.1%→10.1%), 청바지(7.8%→11.1%), 티셔츠(6.4%→7.5%) 등의 상승률도 같은 달 줄줄이 솟았다.
이후 상승세 지속은 캐주얼 의류와 신발이 차례로 이끌었다. 올 1월 캐주얼 의류 상승률이 6.0%에서 6.9%로 다시 오른 데 이어, 3월에는 신발값 상승률이 4.0%에서 5.9%로 재도약했다. 지난달 6% 돌파에는 무엇보다 신발의 기여가 컸다.
핵심 배경은 수요 확대다. 코로나19 국면이 해소되고 재택근무와 비대면 강의가 종료되면서 출근과 등교, 나들이 등 사람과 만나는 외부 활동이 재개됐고, 이는 의류 구매로 이어졌다. 의복 소매판매액지수(계절 조정)가 작년 12월(13.5%)부터 올 1월(2.2%), 2월(8.0%)까지 3개월 연속 전달보다 상승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공급 측 압력도 없지 않았다. 수입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이다. 통상 계절 신상품 출시 때 상품가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