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2호 골' 이상 넣고, 리그 4위 싸움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하기 위한 EPL의 4위 경쟁이 치열하다. 토트넘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 간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 이어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까지 사임하는 등 최악의 상황 속에 남은 경기를 치르게 됐다.
손흥민은 오는 2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과 2022~23시즌 EPL 32라운드 원정경기에 나선다. 이번 경기가 주목받는 건 손흥민의 3경기 연속 골 도전과 더불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 기록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리그 8골 4도움을 포함해 공식전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는 최근 두 경기에서 연속 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되살렸다. 지난 8일과 15일 각각 브라이턴(2-1 승)과 본머스(2-3 패)를 상대로 100호·101호 골을 작렬했는데,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골 기록이었다. 이번 뉴캐슬과 경기에서 멀티골(2골)을 몰아친다면 지난 시즌 득점왕(23골)에 이은 7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10골 이상) 득점이라는 큰 업적을 세우게 된다. '박지성 맨유 동료' 웨인 루니 DC 유나이티드 감독이 현역 시절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첼시의 임시 사령관 프랭크 램퍼드 감독이 10시즌 연속 기록을 갖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토트넘의 해리 케인이 9시즌 연속, '아스널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8시즌 연속 10골 이상 넣었다.
손흥민의 골이 살아나야 토트넘도 산다. 올 시즌 막바지를 향하는 EPL은 팀당 총 38경기 중 불과 7~8경기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가 '승점 6점짜리 대결'로 불리는 이유는 UCL 진출을 위한 4위 경쟁 때문이다. 토트넘이 4위 안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뉴캐슬과의 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5위(16승 5무 10패·승점 53)로 4위권 밖에 있다. 하지만 3위 맨유(18승 5무 7패·승점 59), 4위 뉴캐슬(15승 11무 4패, 승점 56)과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4위 도약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다만 6위 아스톤 빌라(15승 5무 11패·승점 50)와 브라이턴(14승 7무 8패·승점 49)이 토트넘과 불과 3, 4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반드시 뉴캐슬과의 대결에서 승리해 승점 3점을 챙겨야만, 앞으로 맨유(4월 28일) 리버풀(5월 1일) 경기를 순탄하게 풀어갈 수 있다.
그래서 토트넘의 경기 운영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중위권 팀들과의 5경기(2승 2무 1패)에서 많은 승점을 챙기지 못한 채 고전했다. 팀의 전술적인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손흥민은 100호 골 기념 구단 운영 플랫폼 '스퍼스 플레이'와 인터뷰에서 "나는 이 위치(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항상 골을 시도한다. 하지만 때론 어려울 때가 있다. 그들은 이 상황에서 내가 슈팅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전술적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며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하에서 전술적인 이유로 득점 기회가 적었던 상황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토트넘은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라티치 단장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파라티치 단장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단장으로 있던 시기 장기간 회계장부 조작 정황이 포착돼 이탈리타축구협회(FIGC)로부터 활동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안드레아 아넬리 전 회장, 파벨 네드베드 전 부회장 등 당시 유벤투스 활동 멤버들도 함께 징계 대상이 됐다. 더군다나 국제축구연맹(FIFA)도 지난달 파라티지 단장의 축구 관련 활동 금지를 결정했고, 파라티치 단장은 활동 정지에 대한 항소까지 기각되면서 토트넘에서 사퇴하게 됐다.
토트넘은 콘테 감독이 경질된 상황에서 파라티치 단장까지 사임해,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공석이 된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