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최근 공개 행보를 하며 중국산 저가 블라우스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명품 패딩을 입고 주요 행사장에 등장했던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주민들은 식량난을 겪는데 '로열 패밀리'는 고가의 옷을 입는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주애가 지난 18일 김 위원장과 국가우주개발국 방문 때 입었던 베이지색 블라우스를 이미지 검색 시스템인 '구글 렌즈'로 분석한 결과 홍콩·중국에서 팔리는 저가 제품과 거의 동일했다. 색깔과 디자인은 물론 단추의 개수(5개)와 위치, 모양도 매우 유사했다. 세로로 난 주름과 밑단 디자인 등 주요 특징도 똑같았다고 RFA는 전했다.
해당 블라우스는 홍콩과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다. 가격은 21달러(약 2만7,000원)다. RFA는 블라우스 판매업체에 주애의 블라우스와 같은 제품인지 문의했는데, 업체 측은 "사진상으로는 비슷하다"면서도 "블라우스 소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 원단 등이 같은 제품인지는 보장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업체는 북한으로 물건을 직접 배송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만약 주애의 블라우스가 저가 제품이라면 이는 국제 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선택으로 읽힌다. 주애는 지난달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프랑스 명품인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으로 추정되는 패딩을 입고 등장했다. 공식 판매가는 1,900달러(약 250만 원)에 달한다.
주애는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현장에도 같은 옷을 입고 나왔다. 이를 계기로 '백두혈통'(김일성 주석의 직계 가족)의 명품 사랑이 재차 주목받기도 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코라도 정책담당 국장은 "평범한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지배계급은 호화롭게 돈을 쓰며 산다면 주민들의 기분이 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