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이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반면 일본인의 해외 관광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왜일까.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81만7,500명이었다고 19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276만136명)의 65.8% 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 관광객이 46만6,8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27만8,900명)과 미국(20만3,000명)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미국, 싱가포르, 베트남 관광객은 2019년 3월보다 각각 15%, 20.6%, 11.9% 늘었다.
반면 일본인의 해외 여행 증가 속도는 느리다. 지난달 일본인 출국자는 69만4,300명으로 2019년 3월의 36.0% 수준이었다. 올해 1, 2월 출국자도 전년 동월 대비 30%대에 머물렀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는 올해 일본의 황금연휴(4월 25일~5월 5일) 기간 1박 이상 여행자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일본 국내 여행자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2,450만 명에 달하겠지만 해외 여행자는 팬데믹 이전(55만~60만 명)보다 감소한 2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석우 대한항공 일본지역 본부장은 “황금연휴 기간 한국행 비행기에 아직 좌석이 일부 남아 있을 정도”라며 “팬데믹 전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얘기”라고 말했다.
일본인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는 건 팬데믹 이후에도 여전한 엔저와 인플레이션, 낮은 임금 등 경제 사정 때문이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싼 물가를 누리지만, 일본인 입장에선 해외 여행 비용이 크게 뛰었다. 일본여행업협회(JAT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행비 상승’을 이유로 해외 여행을 꺼리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인들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해외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JATA가 인구당 연간 출국자 비율을 산출한 결과, 2018년 기준 미국은 28.4%, 한국은 52.1%, 영국은 107.9%에 달한 반면 일본은 15.3%였다. 오키나와부터 홋카이도까지, 국내 여행 선택지가 넓기 때문으로 일본 여행업계는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