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자 벗은 안성기 "민주평화상 과분…남은 삶 사회위한 신명 바칠 것"

입력
2023.04.19 18:43
30년간 공익·봉사 활동 공로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벅찬 감동을 느끼며 감사 인사를 드린다.”

배우 안성기(71)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4ㆍ19 민주평화상을 받은 뒤 한 말이다. 4ㆍ19 민주평화상은 서울대 문리대 총동창회가 4ㆍ19혁명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20년 제정했다. 안성기는 1993년부터 30년간 국제구호기금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 봉사 및 구호활동을 이어 온 행보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영화와 관련된 상은 많이 받아봤지만 제게 4·19 민주평화상은 과분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한편은 송구스럽기도 한 특별한 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아마도 영화배우라는 직업 활동보다 유니세프를 통해 국경을 초월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생각하며 살아온 제 삶과 활동에 따뜻한 평가를 해주신 덕분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성기는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념이나 체제를 불문하고 우리 인간사회에서 이해관계의 충돌로 조직이나 계층 간의 불신, 갈등 구조가 생겨나고 증오와 대립, 싸움이 일어나는 대표적 요인이 힘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부자와 빈자, 양 계층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왔다”면서다. 그는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며 부유한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가난한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와 봉사, 나눔과 기부 문화 등을 활성화하는 따뜻하고 예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혈액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그는 “이제 다시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고 했다. 평소 착용하던 검은 모자도 벗고 나타났다. 그는 “남아있는 제 삶에서 열정을 다해 제 작은 힘이지만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신명을 바치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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