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원대의 멕시코산 필로폰을 국내에 반입해 유통시킨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필리핀 현지 경찰에 붙잡혀 수감 중인 상태에서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지역 조폭 출신 40대 A씨를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와 함께 마약 밀반입을 공모한 나이지리아 국적 B씨 등 판매책 25명과 마약을 투약한 33명 등 모두 58명을 검거하고 이 중 23명을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멕시코산 필로폰 3.5kg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3.5kg은 시가 116억 원 상당이며, 12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A씨는 국내에서 마약류 범죄를 저지른 뒤 2018년 10월 필리핀으로 도주했다가 2020년 9월 현지에서 폭력죄로 붙잡혀 현재는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상태다. 이민국 수용소는 외국인 보호소 개념으로 불법체류자들이 추방되기 전 잠시 머무는 곳이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수용소에서 알게 된 국적불상 외국인과 연계된 B씨와 공모한 뒤 국제특송 화물 등을 통해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게재해 국내 판매책을 모집했다. A씨는 판매책들이 잠적·도주, 자수하는 것에 대비해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제출토록 하고 보증금(300만~1,000만 원)을 받는 등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해왔다.
경찰은 최초 필로폰 매수자 1명을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윗선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장기간 수사한 끝에 일당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2.6㎏)과 대마(1.81ｇ), 엑스터시(237정), 케타민(1.57ｇ), 코카인(2.62ｇ) 등을 압수했다.
정재남 경기남부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필리핀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A씨를 국제 공조를 통해 조속히 국내에 송환하고, 조직 유통망에 대한 추가 수사도 해나갈 계획”이라며 “마약류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른 만큼 현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