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국 이력이 없는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확진자가 2명 추가돼 지역사회 감염이 누적 13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숨은 감염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엠폭스 감시 및 예방 강화에 돌입했다.
질병관리청은 전날 각각 서울과 경기에 거주하는 내국인 2명이 엠폭스에 확진됐다고 19일 밝혔다. 두 명 모두 최근 3주 이내에 해외에 다녀오지 않았다. 이들은 피부병변 및 통증, 발열 등의 증상이 생겨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로써 첫 국내 지역 감염자가 발생한 이달 7일 이후 11일 동안 해외에 나간 적 없는 엠폭스 환자는 13명이 됐다. 해외 유입이나 그와 연관됐던 1~5번 환자들까지 합치면 국내 누적 확진은 18명이다.
최근 지역감염 환자 대부분은 최초 증상 발생 전 3주 이내에 고위험시설 등에서 익명의 인물과 밀접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청은 이들의 위험 요인 및 감염 경로 등에 대한 상세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환자들에게 항문·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궤양, 종창, 발진 등 국소 피부병변이 공통적으로 발현됐다. 다만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이 나타나거나 혹은 항문·생식기 발진만 발생하는 등 초기 증상이 제각각이라 신속한 진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부나 성접촉 같은 은밀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전파 특성상 감염원 파악에도 어려움이 크다. 지난 7일 확진된 6번 환자가 부산을 방문해 밀접접촉한 익명의 인물도 아직 추적하지 못했다. 모바일 앱을 통한 만남이었는데, 서버가 해외에 있어 협조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낙인 등을 우려한 숨은 감염자 존재 가능성에 대해 임숙영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환자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서울, 경기, 전남, 경남까지 전국에 걸쳐서 발생해 지역사회 내에 일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자발적 신고와 검사, 조기 치료로 지역사회 추가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고위험군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의료진의 협조를 구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17개 시도별 엠폭스 치료병상을 지정, 환자 발생 시 병상 배정도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모르는 사람과의 밀접접촉에 각별히 주의하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질병청 콜센터(1339)로 전화해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