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볼 줄이야..."
프로축구 K리그1이 유럽 축구 리그 중 최고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버금가는 '공격 축구'로 관중몰이를 하고 있다. 전방 압박을 통한 빠른 역습으로 '직관'의 묘미를 주고 있어서다. 그 중심엔 2부 리그에서 승격한 대전하나시티즌과 광주FC가 있다. 반면 K리그1의 명문 구단인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는 고전을 면치 못하며 강등 위기까지 걱정하게 됐다.
1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MVP로 이진현(26·대전)을, 'K리그1 베스트팀'에 대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베스트 매치'에는 광주FC와 대구FC의 경기(16일)를 뽑았다. '승격팀 돌풍' 대전과 광주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진현은 16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멋진 원더골로 6연승을 달리던 울산 현대(2-1 승)를 꺾는데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그는 90분 내내 공격은 물론이고 중원에서 수비에도 관여하는 등 많은 활동량으로도 주목받았다. 이날 경기를 중계하던 한준희 해설위원은 "박지성을 보는 것 같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EPL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대전은 전후반 내내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전반 9분 만에 터진 이진현의 선제골은 전방 압박을 통해 빼앗은 공으로 선보인 왼발 감아차기였다. 마치 손흥민(31·토트넘)의 전매특허인 감아차기를 보듯 통쾌했다. 후반 이기는 상황에서도 내려앉는 수비 대신 전방 압박을 이어간 경기력은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8년 만에 승격해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준 대전은 3위(4승 2무 1패·승점 14)로 뛰어 올랐다.
광주도 마찬가지다. 개막전에서 수원 삼성(1-0 승)을 꺾더니 인천 유나이티드(5-0 승)를 대파하며 화려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지난 주말 대구와 원정경기(4-3 승)는 난타전이었다. 광주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고, 전·후반에 2골씩 몰아치며 대구(3골)를 잠재웠다. 특히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앞서가다 대구에 내리 3골을 내주고도 1골을 만회하는 등 뒷심을 발휘했다. 공격 축구와 더불어 끈질긴 투지에 축구팬들이 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K리그1 명문 구단들은 고행길에 올랐다. 7라운드 만에 강등권에 몰려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주말 제주에 패해 '무승'인 수원 삼성은 결국 이병근 감독을 경질했다. 수원 삼성은 18일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이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 당분간 최성용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감독 부임 1년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수원은 현재 리그 12위(2무 5패·승점 2) 꼴찌로 강원FC(11위 3무·4패)와 함께 '1승'이 간절한 상황이다. 게다가 오는 22일 FC서울(4위·승점 13)과 '슈퍼 매치'를 앞두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전북 현대도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준우승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순위도 9위(2승 1무 4패·승점 7)에 머물러 있다. 전북은 조규성 송민규 백승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공격력을 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북은 과감한 공격 부재 등 예전의 명성을 잃은 모습에 팬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분위기다. 김상식 감독은 최근 팬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고, 허병길 대표이사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팬들에게 사과문을 게재하며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수원 입장에선 오는 23일 2연승을 달리는 제주와의 원정경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