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감염자 세 명이 추가로 발생해 지난 7일 이후 환자가 총 11명으로 늘었다. 모두 최근 해외에 다녀오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인 데다 환자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전국에 걸쳐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낙인 효과를 경계하며 조기 검사를 유도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추가로 세 명의 엠폭스 환자가 발생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날 확인된 세 명에 이은 14~16번 환자다. 각각 서울과 경기에 거주하는 내국인인 14번, 16번 환자는 피부병변 등 의심 증상이 생기자 스스로 질병청 콜센터(1339)에 신고했고,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이었다.
15번 환자는 경북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다. 피부병변으로 방문한 의료기관에서 감염을 의심한 의료진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 확진 판정이 나왔다. 세 명 모두 최근 3주 이내에 해외 출국 이력이 없어 지역감염이다.
해외에 다녀오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엠폭스 환자는 이달 7일 6번 환자 이후 누적 11명으로 늘었다. 내국인이 10명, 외국인이 1명이다. 거주지역은 전남(1명), 서울(4명), 경기(2명), 대구(1명), 경남(2명), 경북(1명)이다. 전남의 6번 환자가 첫 증상 발현 전 3주 이내에 부산에서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밀접접촉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발생 지역이 전국에 걸쳐 있다. 12번 환자의 밀접접촉자인 13번 환자 외에는 상호 연관성도 없다. 최대 잠복기 21일을 고려하면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엠폭스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2~4주 지나면 자연 치유되고 전 세계 치명률이 0.13%로 낮다. 중증도도 1% 미만이라 코로나19처럼 위험도가 높은 감염병은 아니지만 피부나 성접촉 등이 원인인 전파 특성상 감염 사실을 숨기려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질병청이 발생 지역 외에 환자들의 구체적인 거주지와 성별, 나이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사회적인 편견으로 의심 증상이 있어도 신고를 꺼리게 되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낙인이 없어야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엠폭스는 하루에 수만 명 걸린 코로나19와 달리 몇 년 동안 천천히 증가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볼 수 있는 단계인데, 일반 인구집단으로의 전파를 막기 위해 정책적으로 신속한 검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