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돌돌 말리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스마트폰 등 가전용으로는 이미 나왔지만 차 안에서 디스플레이 크기를 넓히거나 줄이고 비율까지 조정할 수 있어 주행 상황과 이용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건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부피 최소화로 차량 내부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7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개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주행 정보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돌돌 말리는 기술을 담았다.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①시동을 끄면 화면이 완전히 사라지고 ②주행 중에는 화면의 3분의 1만 튀어나오게 해 최소한의 주행 정보만 표시할 수 있다. ③내비게이션 모드를 고르면 화면을 3분의 2 크기로 키워주고 ④주차나 전기차 충전 시에는 16대9 비율의 대화면으로 확대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특히 해상도는 QHD(2,560x1,440)급 이상으로 최대 30인치까지 키울 수 있다. 사실상 차량 내부에서 TV 시청할 때와 비슷한 만족도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자율주행이 활성화되면 더 주목받을 만한 기술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설치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부피를 최소화한 경량 구조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지금 내비게이션 자리에 장착하는 데 필요한 깊이는 12㎝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같은 특징을 충분히 활용하면 운전석 주변에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다는 등 내부 디자인에도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개발한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 제품을 북미와 유럽 등의 완성차 업체에도 판매할 방침이다. 이미 차량에 넣을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해 럭셔리카 브랜드 등 글로벌 고객사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은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포테인먼트 신제품 트렌드를 이끌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