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연일 이어지는 대형 악재로 혼돈에 빠진 가운데, 2024년 대통령선거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각기 다른 정치적 선택을 내렸다.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은 출마 강행을, 공화당의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선 레이스 하차를 각각 선언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순방 일정을 마치면서 취재진에게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재선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아일랜드) 방문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 안의 낙관론을 높였다"며 "(대선 출마와 관련된 정치적) 셈은 이미 다 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공식화는 최근 기밀 문건 유출로 불거 진 국·내외 비판 여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 측은 이미 선거 인프라를 만들고 모금 기구를 세우는 등 대선캠프 구축에 사실상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년 대선은 나와 가족에게 맞지 않는 시간"이라며 "다시 선출직에 나설 때가 아니다"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다만 "내 나이는 아직 59세"라며 "나에겐 더 많은 기회가 남아 있다"는 말로 언젠가 다시 대권에 도전할 것임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우회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트윗이 아닌 논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갈망하고 있다"며 "그런 사람이 트럼프 전 대통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대통령 중 첫 형사기소된 트럼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