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과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뒤 ‘상습적인 가정폭력 때문에 범행했다’고 거짓 진술한 40대 여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나상훈)는 14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4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들 B(16)군에겐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남편 살해를 결심하고 장기간 준비한 뒤 망설임 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등 수법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하다"며 "만 15세에 불과한 아들에게 범행을 제안해 살인범으로 만들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어 "범행 후에는 고인의 탓으로 돌리는 언동을 계속해 왔다"면서 "흉기를 휘두른 것은 아들이지만, A씨가 아들을 유인하고 범행을 주도한 점,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B군에 대해서도 "범행 내용이 중하지만, 나이가 어린 소년으로 교화와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부정기형(미성년자에게 형기의 상·하한을 둔 장기와 단기로 나눠 선고하는 형)의 가장 중한 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B군과 함께 지난해 10월 8일 집에서 흉기와 둔기로 남편인 C(당시 50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범행 후 “평소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심했고 사건 당일에도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말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A씨도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고 욕설하며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휴대폰 포렌식 등을 분석한 결과 A씨와 B군 진술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아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잔인한 살인을 계획한 뒤 실행하고도 고인이 상습적인 가정폭력범인 것처럼 주장해 명예를 훼손하기까지 했다"고 A씨를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