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발사...3축 체계 무력화 위기

입력
2023.04.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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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3일 고체연료 추정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첫 발사했다. 군 통신선 등 연락채널을 일방 단절한 지 엿새 만의 도발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111주년에 맞춰 초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된다. 탄도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9번째이나 군 당국이 고체연료 사용에 무게를 실으면서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엄중해졌다. 미국 백악관과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심야 규탄성명을 낸 것도 위협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미사일은 이날 오전 7시 23분께 평양 인근에서 고각 발사돼 약 1,000km를 비행한 후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2월 8일 인민군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바 있다. 고체연료 방식은 연료주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액체연료보다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고, 순간추력도 강해 상승 속도가 액체연료보다 빠르다.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을 포함한 ‘킬체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을 더한 ‘3축 체계’로 북한 핵· 미사일을 막는 데 필요한 시간이 더 줄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미 대응에 허점에 생길 우려가 커진 가운데 공교롭게 일본은 이날 미사일 추적과 대응에서 혼선을 일으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흘 전 남한 지도를 펼쳐놓고 ‘전쟁억제력’을 언급했다. 작년에는 동쪽 지역을 지목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엔 서울과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을 가리키는 사진 2장도 공개됐다. 동족이 사는 남쪽을 향해 노골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개탄스러운 행태는 우리 대응 역시 달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실행력을 비롯해 확고한 대북 공조 대응책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혹여 7차 핵실험이나 ICBM 정상각도 발사같이 국제사회가 더는 용인하기 힘든 오판을 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