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닥터 차정숙', 엄정화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종합]

입력: 2023.04.13 15:01

13일 진행된 JTBC '닥터 차정숙' 제작발표회
공백기 깨고 돌아온 배우 엄정화
"가수와 연기 병행, 과거를 다시 사는 기분"

'닥터 차정숙' 엄정화가 연기자로 돌아왔다. 긴 시간 공백기를 가졌던 엄정화는 20년차 가정주부에서 레지던트로 복귀한 캐릭터를 두고 스스로도 닮았다고 고백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에서는 JTBC '닥터 차정숙'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대진 감독을 비롯해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참석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가족이 전부였던 평범한 주부에서 왕년에 잘나가던 닥터 차정숙으로 각성한 스캔들이 유쾌한 웃음과 현실적인 공감을 선사한다.

김대진 감독은 '닥터 차정숙'을 편안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낭만닥터 김사부3'와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를 두고 김대진 감독은 "저희는 의학 드라마를 빙자한 가족 드라마다. 복잡한 것이 싫으시면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 된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특히 주연을 맡은 엄정화를 두고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다. 이래서 엄정화가 수십년 간 대중문화 양쪽에서 탑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완성할 휴먼 메디컬 코미디에 기대가 뜨겁다. 김대진 감독에 따르면 네 사람의 작품은 무려 150여 작이 넘는다.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에 집중한 김대진 감독은 '닥터 차정숙'의 대본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먼저 엄정화는 오랜 전업주부 생활을 청산하고 20년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입은 차정숙으로 분한다. 뜻밖의 위기에서 살아난 그는 가족을 위해 포기했던 전공의 과정에 재도전하며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는다. 가족을 위한 맞춤 헌신으로 완벽한 가정을 일궈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새로운 인생에 용감하게 도전장을 내미는 인물이다.

이야기를 이끄는 엄정화는 "꿈과 기쁨을 찾는 역할이었다. 차정숙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제겐 힐링이 됐다.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서로 응원하며 시간을 보냈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정화는 "항상 신인 같은 마음이다. 차정숙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오랜만이기도 하고 모든 상황이 닮았다. 한 장면들이 소중했고 고민도 많이 했다. 너무나 애정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유독 오랜만에 드라마 주연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나게 된 소감은 어떨까. 이를 두고 엄정화는 "배우는 언제나 좋은 드라마를 만나고 싶고 촬영장에 있고 싶다. 자의든 타의든 멀어질 수록 작품이 기다려졌다. 그 때 '닥터 차정숙' 대본을 봤다. 제가 꼭 의학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 이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어떤 면에서 지금의 제 시점과 닮아 뭉클하고 공감했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나쁜 엄마'의 주연인 라미란과 나란히 JTBC 드라마국을 이끌게 된 엄정화는 "라미란은 함께 응원하는 배우다. 또 좋은 동생이자 친구"라면서 언급했다. 엄정화는 인물의 진심에 더욱 가까이 가는 것을 연기적 노력이라고 꼽았다. 그는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항상 촬영장에 갈 때의 마음가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효리 보아 화사 김완선 등이 소속된 댄스가수 유랑단의 응원이 엄정화를 더욱 힘나게 만들었다. 엄정화는 "단체 대화방이 있다. 곧 시작이다. 다들 너무 응원하고 있다. 예고편을 볼 때마다 캡처를 하면서 기대하고 있다"면서 "느낌이 참 신기하다. 가수와 연기를 늘 함께 했기 때문에 그 시절을 다시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병철은 차정숙의 깐깐하고 예민한 남편이자 철두철미한 대학병원 외과 과장 서인호를 연기한다. 서인호의 첫사랑이자 가정의학과 교수 최승희는 명세빈이 맡아 기대를 더한다. 민우혁은 자유연애주의 외과 의사 로이킴으로 변신, 차정숙을 통해 다채로운 감정의 변화를 맞는 인물로 열연한다. 마성의 남자를 연기해야 하는 까다로운 지점에도 김병철은 김대진 감독의 신뢰 하에 호연을 해냈다. '스카이캐슬' 땐 국민 욕받이였다. 나름 자기 역할, 부인에게 충실했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욕을 먹을 사람이 아니라곤 생각했다. 이번에는 (욕을) 조금 더 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다. 시청자들이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냐는 질문에 엄정화는 "많이 의지가 됐고 도움이 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김병철은 "처음에 만났을 때 편하게 소통할 수 있게 호칭과 말투를 신경썼다. 선배님도 제게 그런 부분을 제안하면서 처음부터 호흡을 잘 맞췄다"고 답했다. 이를 들은 김대진 감독은 "베드신을 찍었는데 스킨십 장면이 너무나 부부 생활처럼 공감을 이끌어냈다. 현장에서 두 배우가 상의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 김대진 감독은 목표 시청률에 대해 "날씨가 안 좋았으면 좋겠다. 또 여행을 가더라도 드라마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JTBC 상승세를 이어가 두자릿 수를 넘기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한편 '닥터 차정숙'은 오는 15일 첫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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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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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주채권 은행에 빌렸던 돈 등 정책 자금 1조1,000억 원을 예정보다 빨리 갚았다. 대한항공이 인수 대금으로 보낸 돈으로 답답했던 재무 구조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채권 은행(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차입금 1조400억 원을 조기 상환한다고 13일 밝혔다. 27일에는 산업은행의 기간산업안정기금 600억 원도 갚아 총 1조1,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상환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합병 절차가 물 건너 간 뒤 산업은행으로부터 정책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번에 상환하는 빚은 이때 주채권 은행과 기간산업안정기금에 영구전환사채 형태로 빌린 6,800억 원어치와 채권단으로부터 실행한 운영자금대출 4,200억 원이다. 상환 자금은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납입한 매각 대금을 활용한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결합으로 2019년부터 답답하게 이어져 오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기존에 부채 비율이 1,847%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이번 차입금 상환과 대한항공의 대금 유입으로 부채 비율이 70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비율은 총자본 대비 총부채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따지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특히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가면 자본 대비 빚이 10배 이상이라 금리 급등, 업황 악화 등에 매우 취약한 상태로 평가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아시아나항공의 대외 신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과의 결합이 완료된 12일 한국기업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업신용등급을 'BBB-'에서 'BBB0'로 한 단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이 신용평가사로부터 BBB0 등급을 받은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