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과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산불진화대원들이 한숨을 돌리며 허기를 채우는 모습이 가끔씩 뉴스 화면에 잡히곤 한다. 메뉴는 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김밥이나 빵. 제대로 식사도 못하며 화염에 맞서는 대원들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짠한 마음을 담아 "건강 챙기라"라는 취지의 댓글을 달기도 한다.
산불진화대원들이 이런 악조건에서 일할 수 밖에 없는 고충을 강원 강릉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의 안찬각 동부지방산림청 산림보호팀장이 털어놨다. 안 팀장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형 산불인 경우에는 가파른 산길, 통상 수 ㎞를 무거운 진화 호스를 당기면서 올라가게 된다"며 "(대원들이) 다시 내려올 수가 없어 식사를 보통 가지고 올라가다 보니 김밥이라든지 빵 우유 이런 것들로 산속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소방관은 현장에 출동해 민가나 건축물 등 주로 시설물 위주로 진화 작업을 하고, 산불진화대는 산속으로 들어가서 말 그대로 산불을 진화한다"며 "산불진화대도 난도와 역할에 따라서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전문예방진화대로 나뉘어져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중진화대는 산불의 최정점에 있는 곳에서 헬기 레펠(로프의 도움을 받아 저지대로 내려오는 것)을 이용해 직접 내려와서 진화작업하고, 체력이 굉장히 강한 분들로 구성된 특수진화대는 정상부에 있는 산불을 진화하시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에서 직접 설명되지 않은 전문예방진화대는 산불 발생 시 전문 소방대나 산불전문특수진화대가 올 때까지 우선 투입돼 초동진화를 하고, 산불 진화 뒤에는 뒷불을 감시한다고 한다.
안 팀장은 "무거운 호스를 직접 끌고 올라가고, 특히 야간 산불 같은 경우에는 깜깜하니까 랜턴에 의지해서 이동할 수밖에 없어 연기와 장애물 때문에 지형 식별이 잘 안 된다"며 "열기에 의해서 깨진 돌이 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특히 동절기 야간 산불 현장은 뿌린 물이 오히려 얼어서 미끄러질 수 있어 굉장히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연기가 매캐해 건강상으로도 많이 힘들어한다"는 말도 했다.
그는 "산림청에서 (처우를) 점차 개선을 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처우가 좀 더 개선이 되어야 된다"고 강조했다.